AI 친구

경로당이 사라진 자리에 커뮤니티 라운지가 생긴 건 작년이었다. 이름만 바뀐 게 아니었다. 내부도 달랐다. 낡은 탁자와 화투 대신, 1인용 소파와 AI 동반 기기가 각 자리에 놓여있었다. AI 동반 서비스. 구청에서 독거노인 외로움 지수 개선을 위해 도입한 프로그램이었다. 이정수는 동네에 그런 게 생긴 걸 알고 있었지만 들어간 건 처음이었다. 들어간 건 오윤희 때문이었다. 오윤희는 이정수와 같은 … 더 읽기

연금이 끊긴 날

2045년 4월 1일. 국민연금공단은 오전 아홉 시에 공식 발표를 했다. 재정 고갈로 인한 지급 유예. 68세 이상 수급자 중 금융자산 기준 초과자부터 순차 조정. 안내문은 각 수급자에게 AI 비서를 통해 자동 발송됐다. 이정수의 AI 비서는 오전 여섯 시 사십 분에 알림을 보냈다. 그는 알림을 닫고 인스턴트 커피를 탔다. 설탕은 넣지 않았다. 요즘 들어 단 것이 … 더 읽기

황혼 이혼 2045

이정수가 주민센터에 들른 건 오전 열 시였다. 서류 한 장을 떼러 왔다가 대기 번호표를 뽑았다. 의자에 앉아 화면을 보니 앞에 열두 명이 있었다. 그는 가방에서 낡은 수첩을 꺼냈다. 요즘 들어 수첩에 쓰는 일이 늘었다. 화면에 쓰면 뭔가 남는 것 같지 않았다. 옆자리에 부부가 앉아있었다. 부부라는 걸 처음엔 몰랐다. 둘 다 앞만 보고 있었고, 말이 없었고, … 더 읽기

마지막 변호사

법무사 사무실은 3층이었다.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복도 끝에 종이 박스가 쌓여있었다. 크고 작은 박스들이 벽을 따라 줄지어 있었다. 이사하는 건지, 버리는 건지 알 수 없었다. 이정수는 박스를 피해 걸으며 안쪽 문을 두드렸다. “들어오세요.” 사무실 안에 남자가 있었다. 책상 앞에 앉아 서류를 들여다보고 있었다. 오십 대 후반에서 육십 초반 사이로 보였다. 양복을 입고 있었는데, 넥타이가 느슨하게 … 더 읽기

비만약을 끊은 날

리덕신 단종 공지를 확인한 건 오전 여섯 시 이십 분이었다. 이정수는 AI 비서가 보낸 알림을 화면에 띄운 채 한동안 앉아있었다. 제약사 공지문은 짧았다. 수익성 악화로 인한 생산 중단. 기존 처방전 보유자는 잔여 재고 소진 시까지 수령 가능. 대체약 안내는 추후 공지 예정. 열 줄이었다. 십 년짜리 습관을 끝내는 데 열 줄이면 충분했다. 그는 냉장고 위 … 더 읽기

개인정보처리방침이용약관면책조항문의하기

운영: 모아랩(Moa Lab) | 이메일: damoalab.biz@gmail.com | 소재지: 서울시 양천구

본 사이트는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는 매체이며, 정부 기관을 사칭하지 않습니다.

© 2026 infooverview.com. All rights reserved.